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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영화 추천은 '디센트'로 밀고 나갈 예정 입니다. 사실 요즘엔 예전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극장 출입을 하고 있진 못해서 딱히 본 영화도 없긴 합니다만, 정말이지 끝내주는 영화임에도 틀림 없거든요.
2005년 영국에서 개봉된 뒤 입소문이 퍼져 다운로더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었던 모양인데, 이후 공개된 어느 공포영화도 아직 이정도의 포만감을 선사하지는 못했지요. 그래서일까요? 이번 주 씨네21을 보니 '디센트'에 벌써! 클래식이라는 칭호를 선사했더군요.
영화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미지의 동굴 탐사를 하다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들이 함께 목격하게 되는 건 동굴에서 튀어 나온 괴생물체와 굳게 믿어 왔던 자매애의 붕괴입니다. 그래서 몇몇 서구의 평자들은 이 모든 걸 주인공의 악몽으로 해석하며 드 팔마의 '캐리'와 핏물을 뒤집어 쓴 주인공을 비교하기도 했다는군요.
네, 맞습니다. 또 여자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는 공포영화가 개봉합니다. 그러나 이 여자들은 가슴을 드러낸 채 꺅 소리만 지르다가 객사하는 그들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그만큼 영화는 영리하게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앉혀두고 '급하강'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일본 인디가 시작이군요. 저는 아주 간략하게 넘어갈 것 같습니다.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과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은 너무 늦게 온데다 일본색이 강한 작품들 같아 망설여지지만 일단 궁금은 하고, 최근작 중에선 아무래도 '카모메 식당'이 끌리네요. 또 키리코 나나난의 팬심을 발휘해 '스트로베리 쇼트케익'은 보러 가야지 싶은데...오마이갓! 심지어 배우로 출연했다고. 에?

의외로 부천에 욕심나는 영화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가깝다고도 멀다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거리를 매일같이 왔다갔다 하는 일은 정말 끔찍해요. 하여간 저의 목록은 역시나 소프트 합니다. 쎈 영화는 '블랙쉽' 정도? 그것도 순전히 하도 난리들이길래 트렌드 김의 호기심에 고른 것 뿐이고, 정말 보고 싶은 영화들은 '스트레인저 댄 픽션'이나 '파이도' '브릭' 정도의 드라마들 입니다. 지금껏 부천에서 봤던 것 중 가장 좋았던 게 짐 쉐리던의 '천사의 아이들'이었으니 말 다했죠 뭐.
2007년 서울은 마치 워홀에게 헌정된 도시같기도 한데, 이번 부천에도 한편의 워홀 관련 작품이 상영됩니다. '대니 윌리엄스와 워홀 팩토리'라는 다큐멘터리는 팩토리의 작가이자 워홀의 연인이기도 했던 대니 윌리엄스의 재능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는게 감독이 대니 윌리엄스의 조카라고 하는군요.
또 회고전 쪽에서도 많이 뽑아 놨는데 프랑스 SF 특별전은 엘레강스한 이름만큼이나 정말 황홀하군요. 레네의 '사랑해 사랑해'와 마르케의 '방파제'가 함께 상영되는 건 왠만해선 놓치고 싶지 않고 조르주 프랑주의 '얼굴 없는 눈'도 꼭 보고싶어요. 히로키 류이치와 다리오 아르젠토의 회고전은 좀 성급했던 게 아닌가 싶게 부실해 보이지만 몬테 헬만과 리처드 플레이셔 같은 감독들의 저평가된 작품 모음은 제법 훌륭합니다. 이 사람들 영화도 두편 씩 뽑아놨어요. 또 뭐가 있으려나. '환상의 주부 비바'같은 60년대식 코미디도 좋을 것 같고, '판의 미로'를 생각하며 '미러마스크'를 고르는건 무리일려나요?

어제 시네마 디지털 서울도 상영 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기다림이 너무 길었던 린치의 '인랜드 엠파이어'가 개막작으로 오는데 7월말인가 8월인가 개봉일이 잡혀있긴 한가봐요. 기자회견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와 나도 이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영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던데...이거 영화 보러 오라고 하는 소리인가요? 말마따나 모르겠다 싶은 경쟁 리스트는 둘째 치고라도 초청 리스트는 상당히 재밌습니다. 키아로스타미의 '10'과 마이클 만의 '콜래트럴' 박찬욱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누리 빌제 세일란의 '기후' 지아장커의 '동' 또 가와세 나오미와(아쉽게도 '모가리의 숲'은 아닙니다) 샹탈 애커먼 등의 이름이 올라있는데 마치 까이에의 연말 리스트 처럼 우후죽순 재미나네요.

또 아트플러스 체인 극장들이 7~8월을 '여름 영화 축제'라 이름 붙이고 붐 조성에 나섰습니다. 제일 기대했던 CQN의 퀴어 영화제는 대실망. '섬머스톰'과 '영원한 여름'등 개봉일이 잡힌 영화를 일찍 본다는 정도의 메리트 밖에는 없습니다. '후회하지 않아'라뇨? '헤드윅'이라뇨? 그것말곤 없습니까, 진심으로?
마찬가지로 베르히만 회고전을 한다는 나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차라리 필름포럼의 하워드 혹스가 신선하네요. 또 여기선 레네의 '입술은 안돼요'도 튼다고 하는데, 제목만으로도 이미 '내 영화'가 된 이 영화를 드디어 보게 되는군요.(또 제목만으로 이미 내 영화라면 데스플레생의 '나의 성생활, 혹은 나는 어떻게 싸우는가' 정도?) 아트시네마는 작년에 이어 시네바캉스를 준비중인데 아직 리스트가 나오진 않았지만 전적을 생각하면 뻔질나게 종로를 다녀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또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와 라스 폰 트리에의 '만덜레이'가 드디어 개봉! 제가 얼마전 매거진에 '만덜레이' 안트냐고 스폰지에 트집을 잡았는데...조금 효과가 있었으려나요? 관객 입장에서 한 쓴소리가 먹혔다면 감사하죠. 모 극장은 한마디 했다고 배포처 취소했다고 하드만. 허허.

마지막으로 상암으로 옮긴 영상자료원의 비디오떼크 행사. 얼마 전 dvd로 첫 선을 보인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아버지의 깃발'과 함께 상영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을 못하고 dvd로 출시된 영화들을 매주 토요일마다 소개한다고 하는군요. '아버지의 깃발'은 극장 개봉을 하긴 했지만 영화 성격 상 연속으로 튼다나봐요. 당장 내일모레 토요일 오후에 상영이 잡혀있고, 다음은 8월 중순에 잡혀있네요. 필름 상영은 아니지만 그래도 화면과 사운드 좋은 쪽에서 보는 게 나을 것 같기는 한데, 또 새로 옮긴 자료원 구경도 좀 하고요.
by playtime | 2007/06/28 07:27 | film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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