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 진짜 오랜만에 블로그 접속. 월간(그것도 얄팍한) 주제에 죽겠다고 목청을 따고 있으니 생명을 쪽쪽 빨아먹는다는 주간지 분들의 포스팅 모습은 세계 9대 불가사의 쯤으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성과가 있느냐? 그닥. '그 드라마'는 괜히 건드린 것 같고, 우리는 '아직도' 너무 자주 딴 소리만 주고 받고 있다.
2.주말에 다녀온 제천은 머 머. 사진은 내일 올려야지.
3.어제는 컷 케미스트를 보고 왔다. 위치도 너무 멀고, 밀린 일도 많고 해서 그냥 포기할까 했지만 언제 또 올줄 알고.(이번에도 섬머소닉 덕분에 한국까지 행차하신 거 아니겠나) 하루종일 섀도우와 주고 받은 믹스를 들었더니 아 역시 가야겠더라. 생각보다 더 멀었던 멜론인지 참왼지 하는 곳은 '장내 금연'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가야금인지 거문곤지 하는 곳에 이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칸막이 친 흡연구역 빼고는 바깥 출입도 못하게 해 단번에 가야금인지 거문곤지를 눌러버렸다.
하지만 컷 케미스트는 정말 대단했다. 휴일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로컬 디제이들이 대거 몰려와 분위기는 거의 턴테이블 심포지움 같았달까. 주라식 5 시절의 LP를 들고와 흔들던 님들도 부동의 자세로 경이로워 죽겠다는 표정뿐. 즐기는 사람은 없고 온통 존경만 표하고 있으니 좀 심심하긴 했다만, 득도한 손놀림으로 뻗어나가는 음악을 가까이(멜론인지 참왼지의 유일 장점)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건 확실히 단양8경 저리가라의 진풍경이었다. 새벽에 강변북로를 달려 집 앞까지 태워다 줄 수 밖에 없었던 사장님이 오늘의 출근 여부에 대해 묻길래 '난 심야근무를 뛰었으니 당연히 집에서 쉬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근무는 무슨 근무냐, 혼자서 놀기만 잘놀더라' 나는 슬기롭게 지는 방법은 몰라서 '이게 다 피가되고 살이되는 원고의 영감'이라고 우겼지만 당연히 잡지에는 (사장님이 찍은)사진 몇 컷이 딸랑 삽입될 게 뻔하다.
4.하여 오늘은 그간 빚진 잠을 제대로 갚았다. 이렇게 평화로운 빨간날 저녁이면 반가운 사람과의 외식이 하고 싶은데, 가장 좋은 메뉴야 역시 탕수육 세트겠지만 오늘은 TV에서 줄창 칼국수 장면을 본 나머지 사무실에서 죽음의 레이스를 달리고 있다는 동혁이를 꼬셔 닭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얼마전 시작한 독신생활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밥도 잘해먹고, 자기도 몰랐던 살림꾼 기질을 발견하고 있노라고 했다. 밥 먹고 들른 커피 히프스 1호점에서는 어김없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그 분이 친히 고개를 돌려 '진한 걸로 드시죠?' 라고 물어주니 나는 또 순진하게 심장이 뛰는 것이다. 급여의 1/10을 커피값에 쏟아부을 각오가 됐고, 더 더 진해질 준비야 언제든 돼있다. 커피집의 성패는 결코 커피의 맛이 아니라니까요.